“자. 집회 시작할 때 됐다. 어서 가자.”

자연스레 말을 돌린 모양새였으나, 실제로 집회 시작을 알리는 사회자의 목소리가 주변을 울렸다.

“정말 많은 분이 동맹 철시에 참여해주셨습니다.”

대충 눈으로 봐도 200여 명에 육박하는 규모였다.

꾸준하게 참여한 박현일 의원 측 인사가 100명이라는 걸 고려할 때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평소보다 100명의 인원이 추가로 참여한 건데, 이 수치는 단지 100명이라는 산술적 의미로만 볼 수 없었다.

“바꿔 말해서 100곳의 상가가 휴업했다는 거겠지.”

“그렇죠. 한국대학교 앞 상가를 대상으로 한 동맹 철시라는 걸 고려할 때 이건 정말 엄청난 성과죠. 여론이 들썩이고 언론의 주목도가 하늘을 찌를 겁니다.”

두 사람의 대화처럼 집회장 주변에는 삼삼오오 모여서 구경하는 인파가 상당했다.

또한, 여러 언론사의 취재 경쟁이 참으로 치열했다. 오랜 기간 문제시되었던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는 동맹 철시가 이처럼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나저나 세월은 흘러도 집회는 바뀌지 않네요.”

“내 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집회의 내용은 참으로 식상했다.

우선 자리에 참여한 주요 인사를 소개했고, 그들이 돌아가면서 마이크를 잡았다. 목청이 터져라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개정을 부르짖고 동맹 철시에 참여한 상가 주인들을 격려했는데,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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